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대학교 졸업하고 바로 6년간 일했던, 나에게는 절대 올 것 같지 않았던 기회(일지 어쩔지 모르겠지만)를 잡아 전직을 확정했다.

   

세 번째 프로젝트를 진행 중에 아는 형에게로부터 제안이 왔다. 그때는 바빴다는 핑계도 있었지만, 굳이 여기를 그만하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딱히 그만 두어야 할 이유를 찾기 힘들었기 때문에.

 

하지만 네 번째, 다섯 번째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목전에 든 생각은 이전의 것과는 조금 달랐다.

받은 프로젝트는 '늘 하던 것' 이었다. '더 늦으면 결국 이런 것으로 한계가 그어지겠구나.' 라는 조바심이 느껴졌다.

일단 염두에 두고 아는 형에게 의사를 전달했다. 그리고는 본격적인 이직 준비를 시작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최종 결심의 결정적인 역할은, 옮기려고 하는 곳에서 나를 생각해주고 있다는 것을 느껴서였다.

형에게도 고맙고, 김 차장님에게도 고맙고, 그 곳의 팀장님에게도 매우 고마웠다.

이 분들이 나의 부탁을 지켜주기 위해서 정말 많이 노력하셨는데... 그 말을 듣는 순간, 더 이상 고민의 여지는 없었다.

여기까지 해주셨는데, 이제 내가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만들어진 것이다.

   

돈이 많고 적고는 중요하지 않다. 내가 일하는 것을 본 적도 없고, 단지 있는 것이라고는 개발 경력 6년일 뿐 인데…

이력서에 적었던 그런 보안적인 지식은, 그냥 개발하다 보면 알 수밖에 없는 당연한 것인데도 그렇게 생각해주셨다 는 것은.

이제 나는 '보답할 길'밖에 남아있지 않다라는 것. '무조건 악착같이 매달려서' 열심히 할 수밖에 없다는 것만 내 머리 속에 남겨주셨다.

   

사실 많이 아쉬운 것도 많다. 거의 1달간을, 변화냐 안정이냐를 두고 고민했고 결국 변화를 선택했기 때문에,

안정이라는 '탈락'된 가치에 미련이 남는 것도 사실이다. 그냥 가만히 할 일만 제대로 하면 문제 없는 회사 분위기였던 데다가

이미 6년이라는 시간 동안 일을 했기 때문에, 딱히 나를 터치할 사람도 없고 편했기 때문에.

하지만, 이 이상 더 늦고 싶지는 않았다.

 

미안합니다. 그리고 감사했습니다.

6년간의 기본기로, 세상에 당당해지겠습니다.